2019년 회고

(참고) 2019년 12월 초순쯤 작성한 글입니다.

들어가며

개발을 시작한 이래로 이렇게 글의 형태로 회고를 기록하는 것은 처음인듯 하다. 회고라는 것이 객관적으로 본인을 돌아보고 반성과 깨달음, 성취감과 자신감 등을 얻는 게 목적이지 남에게 공유하는 것은 부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귀찮기도 했고..)

그러던 와중에 11월 중후반부터 슬슬 다른 개발자 분들의 회고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아예 회고 모음집(이런거라든지 저런거라든지)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다양한 경력과 환경에 놓인 개발자 분들의 생각과 관점, 내가 미처 몰랐던 지식들을 보면서 회고글을 공유하는 이유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하여 나도 누군가에게는 조금이나마 선한 영향을 줄 수 있길 바라며 별 거 없는 내용일 수 있지만 회고를 기록해보고자 한다. (일단 블로그 개설부터..)


학습

사실 무언가를 학습할 때 책과 딱히 친하진 않았다. 공식 문서나 잘 정리된 글들을 통해 간단하게 습득 후 구현부터 해보고 막힐 때마다 다시 찾아보는, 흔히 말하는 삽질(?)해 가면서 배우는 유형이었다. 이런 방법이 분명 유용하게 쓰이는 경우도 있다. 특히 기술의 사용법을 체득하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순 사용 수준을 넘어 구조 설계, 최적화, 리팩토링 등의 단계에 이르면 해당 기술의 내부 구현 원리와 그렇게 구현하게 된 이유인 이론적 내용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올해 초에 때마침 회사 사정상 혼자서 특정 서비스 구현을 담당하게 되면서 단순 구현을 넘어 좋은 웹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하며 위와 같은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다.

하여 올해는 책들과 친해지는데 중점을 좀 뒀었다. 아무래도 정보가 산재된 웹보단 책에 특정 지식이 자세하게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주기적으로 검색도 하고 서점도 가면서 다양한 개발 분야의 책을 구입했다. 마침 회사에서도 주기적으로 스터디를 진행해서 책과 친해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누가 그러지 않았던가. 책은 집에 있는거 중에 하나 꺼내서 읽는거라고..) 구입한 거 중에 절반도 다 못읽은것 같지만 그래도 책과 조금이나마 친해졌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아래는 올해 읽었던 책들 중 개인적으로 만족했었던 책들이다. 자세한 책 리뷰는 글이 너무 길어지니 따로 포스팅하던지 해야겠다.


회사

작년은 회사에 입사하면서 처음으로 자바스크립트를 접하고, 또 웹 서비스 개발에 집중을 하게 되면서 적응을 하는 적응기였다면, 올해는 초보티를 벗고 성숙단계로 나아가는 해였던 것 같다.

특히 하나의 서비스를 기획, 설계부터 런칭까지 프론트엔드 전반(+백엔드 일부)을 혼자서 맡아 진행했던 경험이 큰 자산이 되었다. 디렉토리 구조부터 네이밍, 공통 컴포넌트 및 함수의 범위 등 비록 당장은 혼자하지만 천년만년 내가 도맡아서 할게 아니기에 재사용성, 유지보수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았다. 선임분들께 조언도 구하고 하면서 그렇게 구조를 한 수십번 갈아엎고서야 본격적으로 구현을 시작했고, 약 3개월 정도 진행된 프로젝트에서 구조 설계에만 절반가까이 걸린 것 같다.

구현 측면에서도 확실히 혼자 하다보니 책임감과 서비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최적의 코드를 짤 수 있을지, 페이지 로딩 속도는 조금이라도 줄일 수 없는지, 한 화면에 불러와야 할 데이터가 너무 많은데 어떻게 하면 사용자 경험을 조금이라도 개선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고민을 아무래도 좀 더 치열하게 했던 것 같다. 이런 고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단순 구현을 넘어 서비스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내 실력을 보게 됐고, 아직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에 이르러 더 정진해야 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던 것 같다.

추가로 개발 실력에 더해 디자인, 백엔드, 사업부 등 다른 팀 구성원들과 직접 협업하며 소통 능력까지 많이 함양된 것 같다. 그러면서도 뭐랄까 서비스 구현에 있어서 특정 인원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게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많이 했던것 같다. 회사에서 왜그렇게 목표의식, 주인의식 뭐 이런류의 워딩을 강조하는 지도 알 것 같았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협업하는 구성원들 모두가 책임감을 가져야 좋은 서비스가 나올 확률이 높을 것이다.


마무리

쓰고 보니 그림 하나 없는 딱 읽기 싫은류의 글이 나온듯 하다. 그렇다고 별 의미없는 그림을 딱히 넣고 싶진 않고...열심히 글을 쓰다 보면 글솜씨도 좀 나아지리라 기대한다. 😃

2020년은 아마도 이직을 하게 될 것 같다. 정든 회사를 떠나려니 아쉽기도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경험도 해보고, 동료들로부터 자극도 받아 동기부여도 더 많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아직 한참 성장해야할 주니어 개발자니까!

아래 간단한 요약과 함께 글을 마치고자 한다. 내년에는 올해보단 더 열심히 살고, 더 나은 개발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

  • 올해 만족스러운 점

    • 내가 다루고 있는 JavaScript, Vue, React, Node에 대한 지식이 조금 더 깊어진듯 함
    • 모르면 질문하고, 누가 질문하면 같이 고민해주고 답변해주는게 이제 어색하지 않음
    • 서비스를 0부터 100까지 맡아서 해본 경험
    • 조금이나마 책과 친해졌..겠지..
  • 올해 아쉬운 점

    • B2B라는 핑계로 웹 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했던 것 같음
    • 회사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토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나 완료하지 못한 것
    • 회사 머신러닝 프로젝트에 조인해서 진행하고 있었으나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것